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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칭찬의 부작용 – 인정과 기대 사이에서 (3편)

by 솜사탕써니 2025.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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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의 부작용, 인정과 기대 사이에서 관련 이미지

  [칭찬 시리즈 – 총 3편]
  1편: 칭찬 – 잃어버린 말의 따뜻함을 찾아서
  2편: 나에게 보내는 칭찬 – 나를 알아주는 단 한 사람
  3편: 칭찬의 부작용 – 인정과 기대 사이에서
‘좋은 말’이 항상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그 안에 담긴 의도와 기대가, 누군가를 오히려 더 위축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은 3편으로 이어지는 ‘칭찬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칭찬이라는 말의 따뜻함을 되새기며, 나 자신에게도 인색하지 않게 말 건네는 연습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세 번째 글에서는 그 반대편에 있는 것, 즉 칭찬이 때로 부담이 되거나, 오히려 상처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말 한마디로 사람을 살릴 수도 있지만, 그 말에 담긴 기대와 비교가 마음을 조용히 갉아먹는 경우도 많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지만, 그 고래가 원하지 않는 춤을 출 수도 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칭찬이 주는 무형의 압박

 칭찬은 긍정적인 말이지만, 때로는 기대와 부담을 동시에 남깁니다. 
 “넌 정말 성실해.”, “항상 웃는 모습이 좋아.”, “이번에도 잘할 거야.”
 이런 말들은 겉으론 따뜻하지만, 그 이면엔 ‘늘 그래야만 한다’는 무형의 압박이 자리합니다.

 누군가에게 ‘착한 사람’, ‘성실한 사람’이라는 타이틀이 생기면, 그 사람은 그 이미지를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살아가기도 하죠.

 칭찬이 무서운 이유는, 그 말이 내가 어떤 사람이어야만 한다는 역할을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린 시절 칭찬을 통해 사랑을 받아온 사람일수록, “이 모습이 아니면 사랑받을 수 없다”는 신념이 깊어집니다.

 철학자 에리히 프롬은 말했습니다. “사랑은 조건 없는 수용이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칭찬과 평가를 사랑으로 착각한다.”

 진짜 사랑은 고정된 이미지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칭찬이 평가처럼 기능할 때, 그 말은 사람을 위축시키고 ‘보여주는 존재’로 만들기도 합니다.

칭찬은 비교와 경쟁을 불러오기도 한다

 칭찬은 때때로 의도하지 않은 경쟁을 유발합니다.
 “너는 왜 언니처럼 못하니?”, “너는 늘 빠르더라.”
 이런 말들은 ‘비교의 칭찬’으로, 누군가를 위축되게 만듭니다.

 심지어 “와, 너는 정말 똑똑하구나.”라는 말조차도,  다른 이들이 “나는 별로인가?”라는 자각을 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칭찬은 수직적 구조 안에서 ‘서열’, ‘우열’, ‘승자와 패자’의 감정을 만들어냅니다.

 칭찬이 많을수록 관계는 부드러워질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서로를 평가하고 견제하는 분위기가 생기기도 하죠.

 누군가는 칭찬을 ‘인정’으로 받아들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내가 뒤처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칭찬받은 사람을 질투하거나, 칭찬받지 못한 자신을 낮추는 일’을 겪습니다.

 말의 본질은 나눔이고, 위로이고, 연결이어야 하는데, 칭찬조차 경쟁의 언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관계 안에서의 섬세한 균형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내가 나를 칭찬할 수 있을 때, 비교는 사라진다

 결국, 칭찬의 본질은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가 아닌, ‘내가 나를 알아주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칭찬받지 않아도 괜찮고, 그 사람보다 못해도 괜찮은 이유는, 내가 나의 존재를 알아주는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자기 긍정이 아닙니다.
 그건 살아낸 나, 느껴온 감정,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난 날들을 조용히 인정해 주는 존재가 된다는 것입니다.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말합니다. “자기 수용은 변화의 출발점이다.”

 남의 칭찬을 기다리기보다, 내가 나를 따뜻하게 봐주는 순간. 그때부터 우리는 ‘경쟁에서 벗어난 나’를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 말 한마디. “나는 지금도 괜찮아.”, “잘하고 있지 않아도, 나는 여전히 나야.”
 그건 어느 칭찬보다도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습니다.

말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하여

 칭찬은 분명 아름다운 말입니다.
 하지만 그 말이 평가와 구분, 비교와 기대를 담고 있다면 그 자체로 마음의 무게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 ‘그 말을 왜 하느냐’를 돌아봐야 합니다.

 관계의 언어는 감정의 언어이고, 감정은 늘 기억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이제 나는, 내가 나를 칭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 합니다.
 스스로에게 따뜻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면, 다른 누구의 말도 나를 흔들 수 없습니다.

 말은, 존재를 품는 도구입니다.
 나는 그 말을 다시 회복하며, ‘그 누구와도 비교되지 않는 나를 살아가고 싶습니다.

 이로써 3편의 ‘칭찬 시리즈’는 마무리됩니다.

 말이라는 작고 따뜻한 도구가,  때론 나를 흔들고, 때론 나를 일으켜 세웠던 순간들을 돌아보며  우리는 말의 본질과 마음의 무게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누군가의 말보다,  내가 나에게 건네는 말이 더 따뜻하기를 바랍니다.
 그 말들이 나를 다시 살아가게 만들 테니까요.


< 이 글은 칭찬이라는 익숙한 언어 속에 숨어 있던 기대와 비교의 감정을 조용히 들여다보며, 말의 본질을 회복하고 싶었던 순간에서 시작된 기록입니다.  — 솜사탕써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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