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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기대심리, 마음을 움직이는 힘

by 솜사탕써니 2025.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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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심리, 마음을 움직이는 힘 관련 이미지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라는 그 마음에 대하여

 

 이 글은 ‘인정욕구 시리즈’ 이후, 그 흐름을 따라 조금 더 깊이 내면을 들여다보는 확장 편입니다.

 인정욕구는 ‘나를 봐줘’라는 마음에서 시작되었고, 일희일비는 그 반응에 따라 흔들리는 감정을 다뤘습니다. 공유는 나눔 안에 숨어 있던 기대와 실망을 살펴보았죠.

 이번 글에서는 한층 더 조용하고 내밀한 세계, 바로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기대심리’라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기대는 희망 같지만, 때로는 실망의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철학과 마음공부의 결로 그 기대의 무게를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지 함께 천천히 사유해보려 합니다.

기대는 왜 삶을 움직이게 할까

 우리는 날마다 크고 작은 기대를 품고 살아갑니다.

 내일 날씨가 맑기를, 오늘 대화가 따뜻하길, 일이 잘 풀리기를, 누군가가 나를 이해해 주길.

 이런 기대는 삶을 살아가게 하는 '보이지 않는 원동력'입니다.

 기대가 전혀 없다면, 우리는 어떤 계획도 의미도 찾기 어려워질 거예요.

 그래서 기대는 단지 감정이 아니라, '존재가 미래와 관계 맺는 방식'이라고 철학자들은 말합니다.

 사르트르는 인간은 "항상 자신을 미래로 던지는 존재"라고 했습니다.

 기대는 바로 그 미래를 향한 '던짐'이고, 그 던짐 속에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나의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철학자 스피노자는 이런 감정을 '정동(affect)'이라고 불렀습니다.

 우리는 기대하는 순간 이미 움직이고 있으며, 그 감정은 나를 변화시키고 선택하게 만드는 힘이 됩니다.

 그러므로 기대는 부정적인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살고 싶다’, ‘더 나아가고 싶다’는 삶의 자연스러운 의지이기도 하지요.

고통은 기대의 그림자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기대는 때로 실망과 좌절을 함께 데려옵니다.

 기대한 만큼, 더 깊이 아프게 되는 감정. 특히 가까운 사람에게 느끼는 기대는 그 실망을 배로 만들어 버리곤 하죠.

 “말 안 해도 알아줄 줄 알았는데...”, “이만큼 했으면 그 사람도 뭔가 해줄 줄 알았는데...”

 기대는 때로 '말없이 쌓아두는 감정의 투자'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투자에는 늘 ‘결과’가 따라오길 원하죠.

 기대는 희망처럼 보이지만, 그 바닥에는 ‘이대로 안 되면 어쩌지’라는 불안이 함께 있습니다.

 키에르케고르는 말했습니다. “희망은 항상 절망의 그림자를 동반한다.”

 기대가 깊을수록, 마음은 더 조심스럽고 불안해집니다. 특히 그 기대가 '관계 안에서 벌어질 때', 우리는 종종 묻지 않고, 말하지 않고, 그러면서도 알아주기를 바라는 ‘침묵의 거래’를 반복하게 됩니다.

 그 거래는 종종 실패로 끝나고, 우리는 말없이 마음을 닫게 되죠.

 하지만 정작 상대는 그 기대조차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기대를 내려놓기보다,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기대를 하지 말자”, “기대를 내려놓아야 덜 실망한다.”

 하지만 정말 기대를 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요?

 기대는 삶의 일부입니다. 내가 나에게 거는 기대, 미래에 대한 기대, 사람에 대한 기대.

 이 모든 것을 억지로 없애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요.

 마음공부는 말합니다. '기대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기대에 대한 마음의 자리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요.

 그 기대가 나의 전부가 되지 않도록, 그 기대에 흔들리지 않고 내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

 그게 바로 어른의 감정근육입니다.

 기대는 늘 오고, 그에 따른 실망도 함께 올 수 있지만 그걸 껴안을 수 있는 내가 있다면 기대는 더 이상 고통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게 하는 ‘작은 추동력’이 됩니다.

기대는 삶의 일부이지만, 나의 중심은 내가 지킨다

 기대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라져야 할 것도 아닙니다.

 기대는 희망이기도 하고, 지금보다 나은 삶을 꿈꾸게 하는 내면의 작은 불빛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기대가 나를 무너뜨리게 해선 안 됩니다. 기대를 하되, 그에 마음을 모두 걸지 않는 연습. 그 감정이 내 모든 선택을 좌우하지 않도록 마음을 단단히 세우는 일.

 그것이 철학이 말하는 성숙이고, 마음공부가 말하는 '감정과의 거리두기'입니다.

 기대는 누군가를 향하기보다, 먼저 나를 향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집니다.

 이 글은 ‘인정욕구 시리즈’의 확장 편입니다. 내면의 울림을 더 깊이 따라가고 싶다면, 앞선 시리즈(인정욕구 / 일희일비 / 공유) 글들도 차분히 이어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인정욕구 시리즈 3편』 의 확장 편, 지금 이 글은 “기대심리 편”입니다.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래 글도 함께 읽어보세요

인정욕구, 왜 난 인정받고 싶을까

일희일비, 감정에 흔들리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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