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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공유 뒤 허전한 마음의 이유

by 솜사탕써니 2025.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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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허전한 마음의 이유 관련 이미지

좋은 마음으로 나누었는데, 왜 나는 상처받을까

 

 이 글은 ‘인정욕구 시리즈’ 3편 중 마지막 글입니다. 1편에서는 인정욕구 그 자체를 다뤘고, 2편에서는 그 욕구로 인해 감정이 출렁이는 ‘일희일비’를 들여다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공유’라는 모습으로 표현되는 인정욕구의 또 다른 얼굴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나는 좋은 마음으로 정보를 주고, 따뜻하게 다가가려 했지만 왜 때때로 그 나눔이 허전함과 상처로 돌아오는 걸까요?

 나눔은 분명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 숨어 있는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마주하지 않으면, 그 나눔은 내가 아닌 ‘타인의 반응’에 의존하게 됩니다.

 이 글은 그 마음을 탓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마음을 다정하게 꺼내어, 조금 더 건강한 나눔으로 나아가기 위한 내면의 연습을 함께 해보고자 합니다.

나는 왜 나누고 나서 서운해질까

 “좋은 정보니까 알려줘야지”, “내가 먼저 도와줘야지”, “이건 다 같이 알면 좋잖아.”

 그 마음은 분명 선의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나눴던 뒤에 마음 한쪽이 쓸쓸해질 때가 있습니다.

 “왜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없지?”, “왜 나만 이렇게 챙기는 걸까?”, “나는 다 나눴는데, 넌 왜 아무것도 안 해줘?”

 그 허전함은 단지 ‘상대의 무관심’ 때문이 아니라, 내 마음의 어딘가가 ‘기대하고 있었던 반응’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즉, 공유라는 행동은 선의였지만 그 밑바닥에는 “나를 좋은 사람으로 봐줘”라는 작은 인정욕구가 숨어 있었던 것이죠.

 도움을 주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지만, 도움으로 ‘존재의 가치를 확인받으려는 마음’이 섞이면 그건 점점 ‘기대’가 되고,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상처로 변합니다.

 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말했습니다. “진짜 관계는 ‘나-너’의 만남이지, ‘나-그것’의 사용이 아니다.”

 내가 누군가를 도울 때, 무의식 중에 ‘그 사람의 반응’을 통해 나를 확인하고 있었다면 그건 관계의 이름을 빌린 인정욕구였을지도 모릅니다.

배려가 습관이 될수록 상처도 깊어진다

 누군가를 챙기고 도와주는 일, 내가 먼저 다가가는 일, 좋은 정보를 모아 공유하는 일.

 그건 오랫동안 쌓아온 ‘착한 습관’ 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습관은 분명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습관이 계속되다 보면, 나는 점점 ‘주는 사람’으로만 남게 되고 받지 못한 경험이 쌓이면서 서운함이 깊어지게 됩니다.

 더 나아가, 타인의 반응이 무뎌질수록 나는 점점 ‘이용당했다’는 느낌까지 받게 되죠.

 문제는 그때, 타인은 여전히 내가 뭘 기대하는지 모른다는 겁니다.

 나는 조용히 상처받고 있지만, 상대는 여전히 ‘고맙다’는 말이 왜 필요한지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관계는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나는 준 만큼 돌려받지 못했고, 상대는 왜 내가 상처받았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때 중요한 건, 나눔은 ‘기대 없는 마음’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마음공부는 말합니다. “도움은 그 자체로 충분해야 한다.”

 반응을 기대하지 않을 수 있을 때, 비로소 나눔은 상처가 아니라 평온으로 남습니다.

진짜 나눔은 나를 먼저 채우는 데서 시작된다

 우리는 종종 “함께 나누고 싶어서”라는 말을 하며 무언가를 건넵니다.

 그 마음이 진심이었다면, 그 자체로도 따뜻하고 소중한 순간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내 안이 고단한 상태에서 나눔을 반복하면, 나는 점점 더 지치고 고립됩니다.

 진짜 나눔은 ‘풍요로움’에서 흘러나옵니다.

 내 안이 가득할 때, 반응과 상관없이 그저 흘러나오는 감정과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철학자 스피노자는 말했습니다. “기쁨은 스스로를 확장시키는 능력이다.”

 내가 먼저 기쁨을 느끼고 있을 때, 그 기쁨은 자연스럽게 바깥으로 퍼져나갑니다.

 그러니 먼저 나를 돌보아야 합니다. 나의 고단함을 알아차리고, 무리한 배려에서 한 걸음 물러설 수 있어야 관계는 건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기대하지 않고도 줄 수 있는 사람은 결국 ‘나를 채우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은 언제나 풍요롭고,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으며, 함께 있어도 소진되지 않습니다.

인정받기 위한 나눔에서, 머무를 수 있는 나눔으로

 공유는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 나눔이 ‘반응’과 ‘칭찬’에 묶여 있을 때, 그건 곧 상처로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인정욕구 시리즈' 총 3편까지 걸어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우리는 존재를 확인받고 싶은 인정욕구, 감정이 쉽게 출렁이는 일희일비, 그리고 기대가 섞인 공유의 허전함까지 조용히 마주해 보았습니다.

 모든 마음은, 그 자체로 이유가 있고 이해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조금 더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그 마음들은 점점 더 단단하고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이제는 ‘보이는 나’보다 ‘느껴지는 나’로 살아가기를, 누군가의 반응이 아닌 내 마음의 진심으로 하루를 채우기를 바랍니다.

 

『인정욕구 시리즈』 중, 지금 이 글은 “공유 뒤 허전한 마음 편”입니다.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래 글도 함께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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