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건 많은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서 주저앉았던 날의 기록
“나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지?”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나는 이미 나를 작게 만들고 있었어요. 하고 싶은 건 분명 있었는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가만히 멈춰버린 날들이 많았어요.
주변 사람들은 열정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한 발 앞서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나는 아직도 준비가 덜 된 것 같고, 시작하기엔 어딘가 모자란 기분이 들었어요.
이 글은 그런 조심스러운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그 마음은 단순히 ‘자신감이 없다’는 말로 설명되기엔 너무 섬세하고, 너무 복잡하고, 어쩌면 너무 다정한 감정이에요.
하고 싶은 게 많은데, 발을 내딛지 못하는 마음
일상을 살다 보면, ‘무언가 하고 싶다’는 마음은 종종 떠오릅니다. 새로운 공부를 시작해보고 싶고, 취미를 갖고 싶고, 이직이나 창업을 고민해보기도 하죠.
하지만 그 마음은 막상 움직이려 할 때 멈칫하게 됩니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지금 시작해도 너무 늦은 건 아닐까?” 이런 질문들이 나를 붙잡고 늘어지죠.
결국 다른 사람이 먼저 시작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게 되면 나는 어느새 스스로를 비교하면서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돼요.
그런데 정말 ‘자신감이 부족한 걸까?’ 아니면 나는 단지 실패할까 봐 두렵고, 그 실패를 미리 생각하고 조심했던 것은 아닐까? 사실 나는 자신이 없는 게 아니라, 마음이 더 깊이 준비되고 싶은 상태였던 건지도 몰라요.
자신감이 없어서가 아니라, 나는 나를 너무 소중히 여기기에 섣불리 흔들리고 싶지 않았던 거죠.
철학은 말합니다. 자신감은 단순한 용기가 아니라 자기 이해의 깊이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라고 했어요. 자신감은 사실 ‘나를 아는 사람’에게 생겨나는 감정이에요. 나를 모르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판단이 서지 않고, 판단이 서지 않으면 움직임도 불확실해지기 마련이죠.
우리는 자신감이란 ‘나는 무조건 잘할 거야’라고 믿는 맹목적인 확신이라 생각하지만, 철학은 다른 시선을 보여줘요.
에리히 프롬은 말합니다. “자신감이란 능력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태도에서 출발한다.”
무언가를 잘할 수 있다는 믿음보다 내가 어떤 상태에 있든, 그 자체로 괜찮다는 ‘기본적인 자기 수용’이 먼저예요. 그걸 갖춘 사람은 완벽하지 않아도 도전할 수 있고, 실수해도 자책하지 않으며, 속도가 느려도 스스로를 존중할 수 있어요.
나는 왜 지금 시작하지 못했는가? 그 물음에 철학은 이렇게 말해줍니다. “당신은 지금 충분히 사유하고 있었던 거예요.” 움직이지 못한 게 아니라, "마음이 조용히 준비 중이었던 시간이었던 거죠."
그 사유의 시간을 부정하지 않는 태도, 그게 철학이 말하는 ‘자신감’의 깊은 근원이에요.
마음공부는, 나를 조금 더 신뢰해 보는 연습입니다
마음공부를 하다 보면 우리는 자주 ‘지금 이 감정이 왜 생겼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자신감이 없다”는 말 안에는 실은 수많은 미묘한 감정이 숨어 있어요.
두려움, 실패에 대한 불안,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까 하는 부담, 어쩌면 ‘나는 안될 거야’라는 오랜 자기 판단의 습관까지.
그 감정들을 꺼내놓고 바라보는 순간 자신감은 ‘얻는 것’이 아니라 ‘되찾는 것’이라는 걸 알게 돼요. 본래 내 안에 있었던 힘을, 잃어버린 게 아니라 잠시 잊고 있었을 뿐이에요.
그래서 마음공부는 이렇게 말해줘요. “너는 지금도 괜찮고,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고 부족한 것도 아니야.”
자신감을 키운다는 건 뭔가를 ‘잘’하게 되는 게 아니라, 잘하지 못해도 괜찮다는 걸 받아들이는 거예요. 그때 비로소 우리는 ‘성공해야만 의미 있는 사람이야’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그냥 나로도 충분히 의미 있어’라는 자리에 머무를 수 있어요.
자신감은 그 자리를 지키는 힘이고, 마음공부는 그 자리에 앉아 있는 나를 알아보는 시간이죠.
조심스러운 건 부끄러운 게 아니라, 따뜻한 출발입니다
나는 나를 너무 소중히 여기기에 성급히 던져지기보다는,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싶었던 거예요. 그래서 더 준비하고, 그래서 더 멈춰 있었던 거죠.
그 마음을 “자신감이 없다”라고 말해버리는 건 조금 억울한 일이에요. 사실은 그 누구보다 깊이 고민하고, 정직하게 나를 들여다보고 있었던 거니까요.
그러니 다음번에 “왜 나는 아직도 시작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 이렇게 말해주세요.
“나는 지금, 나를 준비시키고 있는 중이야.” “조심스러웠던 건, 그만큼 진심이었기 때문이야.”라고 말입니다.
철학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자신감은 가진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을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에게서 자라나는 것이다.”
오늘 하루, 내가 무엇을 하지 못했다는 자책보다는 "‘나는 지금 충분히 사유했고, 이제 준비된 만큼 내디뎌 보면 돼."
그 다정한 한마디로 스스로를 꼭 안아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