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의 말에서 출발한 기록입니다.
“삶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삶에게 기대받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나는 이 문장을 읽고 한참을 멈춰 있었습니다.
살면서 우리는 종종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라고 묻곤 합니다.
억울함, 좌절, 부정, 외면… 그런 감정이 쌓이면 삶 전체가 두려워지기도 하죠.
하지만 프랭클은 말합니다. 삶은 질문받는 대상이 아니라,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존재라고요.
그는 상상할 수도 없는 고통 속에서도 인간이 자신의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에서 삶의 의미를 찾았고,
그 태도가 결국 그를 다시 살아남게 했습니다.
이 글은 그 이야기를 통해, 지금 내가 어떤 삶의 자세를 갖고 싶은지를 다시 묻는 글입니다.
우리는 왜 고난 앞에서 질문하게 되는가
고난은 불쑥 찾아옵니다. 준비된 사람에게만 오는 것도 아니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서 찾아오는 것도 아닙니다.
나는 한동안 이런 질문 속에 있었습니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날까?”, “나는 충분히 애썼고, 버텼고, 견뎠는데 왜 또 흔들릴까?”
그 질문은 억울함을 품고 있었고, 때로는 삶 전체를 부정하고 싶을 만큼 고단했어요.
하지만 빅터 프랭클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고난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고난이 없는 인생은 없지만, 고난에 어떤 태도로 응답하느냐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살면서 정말 힘들었던 순간들이 있어요.
그때는 ‘왜’라는 질문밖에 떠오르지 않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고난은 삶의 방향을 바꾸는 순간이 되어 있더라고요.
넘어지라고 오는 게 아니라, 방향을 바꾸라고 오는 것.
그게 고난이라면, 나는 이제 더는 “왜 나에게”라는 질문이 아닌,
“지금 나는 어떤 응답을 선택할 수 있을까”를 묻고 싶어 졌어요.
삶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프랭클은 절망의 밑바닥에서도 삶에 의미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가 택한 삶의 태도는 ‘삶에게 의미를 묻는 것’이 아니라, “삶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기대하고 있는가”를 묻는 자세였어요.
나는 그 말이 너무나 강하게 와닿았어요.
고통의 한가운데서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인간의 위대함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살다 보면 내가 삶을 붙잡고 있는 게 아니라, 삶이 나를 붙들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나는 포기하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 “그래도 살아보자”는 마음이 나도 모르게 올라오는 순간들요.
그때 깨달았어요. 삶이 나에게 기대하고 있었던 거라고요.
나는 쓰러졌지만, 삶은 나를 다시 일으키려고 계속 말을 걸고 있었던 거예요.
우리는 모두 어떤 방식으로든 누군가의 의미, 삶의 연결, 치유의 실마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프랭클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다른 이의 삶을 다시 일으켜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지요.
모든 순간은 경험이 되고, 경험은 지혜가 된다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면, 정말 많은 고통의 순간들이 있어요.
그때는 그저 고통이었고,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의미를 찾게 되는 것 같아요.
“모든 것은 결국 경험이 된다.”
이 말을 철학적으로, 또 마음공부의 언어로 되새기다 보면, 삶에 쌓이는 감정과 기억들이 결국 지혜로 바뀌는 과정을 보게 됩니다.
지식은 외부에서 오지만, 지혜는 ‘나에게서 시작되는’ 거예요.
아팠던 만큼 더 단단해지고, 상처받은 만큼 더 깊은 이해를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경험이 있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함께 있어주는 자세’로 대할 수 있게 되지요.
프랭클은 고통 속에서 자신을 정했고, 그 과정에서 다른 이들의 삶을 돕는 사람으로 변화했습니다.
그건 단순한 극복이 아니라, '존재의 성숙이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예요. 삶은 나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지지만, 나는 그 질문에 대답하며 ‘나’라는 사람을 서서히 세워갑니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조용히 내 안의 우주를 채워가는 경험으로 남게 됩니다.
삶은 늘 우리에게 말을 겁니다. 그리고 나는 오늘, 그 말에 이렇게 응답합니다.
“나는 이 고통 앞에서도, 나를 선택하겠습니다.”
< 이 글은 빅터 프랭클의 말에서 시작되었고, 삶의 의미를 다시 묻고 싶은 하루에 쓰였습니다. — 솜사탕써니 >
▶ 인물 소개: 빅터 프랭클 (Viktor E. Frankl, 1905–1997)
오스트리아 출신의 신경정신과 의사이자 실존 심리학자.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가족을 모두 잃는 참혹한 경험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잃지 않으려는 인간의 내적 힘을 믿었습니다.
그의 대표 저서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전 세계 수천만 독자에게 “삶이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그 안에 의미는 존재한다”는
깊은 통찰과 위로를 전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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