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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소원의 철학

by 솜사탕써니(somsatangsunny) 2025.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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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는 마음이 삶을 짓누를 때,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었을까

 

 한때는 그렇게 살았어요. 소원이라는 단어가 희망처럼 느껴졌고,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그 소원이 나를 점점 무겁게 만들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어요.

 단지 바라기만 했고, 기다렸고, 그 마음 안에 나의 모든 아픔과 지침을 담아 두었다는 걸요.

 ‘왜 이루어지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수없이 반복하던 날들이 있었어요.

 그 질문 끝에 마주한 건 다름 아닌, “내가 너무 바라고만 있었다”는 사실이었죠.

소원이 되어버린 나의 감정

 처음엔 단순한 희망이었어요. 조금 더 나아지고 싶은 마음, 조금만 쉬고 싶은 바람, 조금이라도 위로받고 싶은 간절함.

 그런데 그 마음들이 해결되지 않다 보니 어느새 “소원”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버렸어요.

 “이루어졌으면 좋겠어…”,  “그냥 누군가 알아봐 줬으면…”

 스스로 움직이기보다 바라기만 했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도 나의 몫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어요.

 사실은 소원이 아니라 ‘내가 지금 마주해야 할 감정’이었고, ‘내가 직접 걸어가야 할 방향’이었는데, 그 무게에 눌린 채 나는 계속해서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버렸어요.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말했습니다. “소망은 종종 우리를 속인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것이 오기를 기다릴 뿐, 그것을 향해 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 말이 나의 마음속에 깊이 들어왔어요. 나는 나를 속이고 있었던 거예요.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기대라는 말로, 사실은 너무 지쳐버려서 멈춰 있던 나를요.

왜 이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을까

 한동안 이렇게 생각했어요. “나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는데…”, “착하게, 성실하게 살아왔으니까 이 정도는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들이 점점 쌓여서 소원에는 억울함과 외로움이 함께 담기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 무거운 감정들이 ‘소원’이라는 이름 아래 눌러앉아 있었던 거죠.

 어느 날 문득 깨달았어요. “나의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이미 감정의 무게로 가라앉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그건 소원이 아니라 위로받지 못한 마음의 흔적, 지켜지지 못한 약속의 파편, 그리고 나 자신조차 외면한 진짜 감정이었어요.

 나는 바라고만 있었지, 그걸 진심으로 꺼내어 내가 나에게 “해주려고” 한 적은 없었더라고요.

 철학자 카뮈는 말합니다. “삶은 의미가 없다고 느끼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내 소원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던 그날, 나는 나에게 질문했어요. “정말 내가 바라는 건 무엇이었을까?”

 그 질문이 시작되었을 때, 나는 소원을 바라보던 위치에서 소원을 껴안고 있는 내 마음을 바라보게 되었어요.

이제는 바라기보다, 시작할 차례

 “이루어졌으면…”이라는 말은 때때로 '지나치게 순하고, 너무 멀어요.'

 그 말속엔 나의 진심이 있지만, 또한 나의 무기력도 함께 있거든요.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건 우주의 응답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내가 응답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그건 내가 직접 걸어가야 할 길이었고, 내가 먼저 내 마음을 돌보고, 내 삶을 다시 데려와야 할 자리였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무언가를 이루고 싶은 게 아니라 그저 '지금의 나를 벗어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바라는 마음은 간절했지만, 움직이지는 못했던 거예요.

 이제는 그렇게 생각해요. 소원은 무거워지기 전에, 하루 한 걸음씩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고.

 아무리 작은 변화라도 그 시작은 내게 “기다리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위로가 되어줄 거예요.

소원을 이루는 길은, 기다림이 아니라 움직임에서 시작돼요

 이 글은 소원을 꾸준히 품고 있던 사람이 그 무게에 지쳐 주저앉고, 다시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기까지의 기록이에요.

 무언가를 너무 간절히 바란다는 건 그만큼 지금의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일지도 몰라요.

 그러니 언젠가 이루어질 소원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위해 움직여야 해요.

 소원은 무겁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한 걸음의 다짐이면 충분할지도 몰라요.

 돌이켜보면, 그 무거운 소원을 쥐고 있었던 나는 사실‘열심히 살아온 사람’이었어요.

 남에게 민폐 주지 않으려고 애쓰고, 좋은 사람이라는 말에 기대어 나를 잊기도 했죠.

 그 모든 애씀이 결국엔 지친 마음과 무거운 소원을 만들었다는 걸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다음 글- 「애쓰는 삶을 멈추며」에서는 바라기만 했던 마음 뒤에 숨어 있던 ‘과도한 애씀’과 ‘인정받기 위한 삶’의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 이 글은 끝없이 ‘바라기만 했던 나’를 마주하며,

무거운 소원이 남긴 마음의 무게를 천천히 들여다본 기록입니다.    — 솜사탕써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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