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살아야지”라는 말은 자주 듣지만,
정작 나는 어떤 사람인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도 모르겠는 마음
“나답게 살아야지.”라는 말은 많이 듣고, 스스로에게도 자주 하는 말이에요. 그런데 문득 이런 질문이 올라올 때가 있어요.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지?” “‘나답게’가 뭔지도 잘 모르겠어.”
하고 싶은 게 뭔지도 모르겠고, 남들이 하는 대로 살고 있는 건 아닌가 싶고, 내가 나를 잘 알고 있는지 스스로에게도 확신이 없을 때가 있어요.
이 글은 ‘나답게 살아가고 싶지만, 정작 나를 잘 모르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철학과 마음공부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야말로 가장 용기 있는 시작이라고.
‘나답게’라는 말 앞에서 자꾸 작아지는 마음
“자기다움을 찾아야 해요.” “세상에 휘둘리지 말고, 나답게 살아야 해요.”라고 요즘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입니다.
그 말은 맞는 말이에요. 그런데 막상 그 말을 들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조급해지죠.
나답게 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고, 뭔가 잃어버린 느낌이 들어요. 어떤 게 나다운지도 모르겠는데 지금 당장 찾으라고 하니까 마음은 더 불안해져요.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인간은 존재한 뒤에 스스로를 정의하는 유일한 존재”라고 말했어요. 나답게 산다는 건 처음부터 정해진 모습을 사는 게 아니라, 살아가며 ‘찾아가는 일’이라는 뜻이에요.
그러니까 지금 모르는 게 당연해요.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인 거예요.
나는 누구인지, 그 답은 밖이 아니라 안에 있어요
우리는 대부분 남들의 말, 평가, 시선 속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가늠해요.
“넌 참 성실해.” “넌 조용해서 다가가기 어렵더라.” “넌 책임감이 강하잖아.”
그 말들이 틀린 건 아니지만, 그 말들이 곧 ‘나의 본질’은 아니에요.
철학자 들뢰즈는 말합니다. “존재는 정의될 수 없다. 다만 매 순간 드러나는 상태일 뿐이다.”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남의 기준을 덜어내고 지금 내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는 게 먼저예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 무엇이 기분 좋았는지, 누구와 있을 때 가장 나다웠는지, 무엇을 할 때 시간이 사라지는 듯한 몰입을 느끼는지 그런 조각들을 모아야 비로소 ‘나’라는 사람이 그려져요.
‘나답다’는 건 완벽한 모습을 만드는 게 아니라, 정직해지는 거예요
‘나답게 살아야 해’라는 말에 완벽한 자아, 선명한 방향, 멋진 일상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나다움은 꾸며낸 태도나 외부의 성취가 아니라 내가 내 감정과 삶에 정직한지를 묻는 거예요.
화가 나는데 웃고 있다면, 힘든데 괜찮은 척하고 있다면, 그건 나답지 않은 거예요.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말했어요. “진정한 자아는, 진실한 절망에서 시작된다.” 그 절망은 남과 비교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나는 진짜로 나답게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비롯돼요.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 하고 있는 선택, 살고 있는 방식이 내 안의 목소리와 얼마나 가까운지 그걸 바라보는 게 나다운 삶의 시작이에요.
마음공부는 나를 ‘완성’시키는 게 아니라, 나를 ‘살펴보는’ 연습이에요
마음공부를 하다 보면 자꾸 더 나은 내가 되어야 할 것 같아요. 지혜롭고, 여유롭고, 흔들림 없는 사람.
그런데 그런 모습에 집착하다 보면 정작 지금의 나를 부정하게 돼요.
마음공부는 나를 바꾸는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살펴보는 연습’이에요.
어떤 감정이 자주 올라오는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무엇 앞에서 마음이 설레고, 어디에서 힘을 잃는지 그걸 매일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 바로 ‘나를 찾아가는 길’이에요.
내가 누구인지 모를수록, 지금 이 질문이 더 소중해요.
‘나답게’ 살고 싶은 마음은 이미 나를 향해 걷고 있다는 증거예요
나는 누구일까. 나는 왜 이렇게 흔들릴까. 이렇게 자꾸 자신을 묻게 되는 건, 이미 내가 ‘나’를 향해 가고 있다는 뜻이에요.
‘나다움’은 정답이 아니라 매일 나를 살피고, 내 감정에 귀 기울이고, 진심에 가까운 선택을 하려는 태도예요.
조금 느려도 괜찮고, 지금 잘 모르겠어도 괜찮아요. 그 모르겠음 속에서 나는 매일 나를 조금씩 찾아가고 있으니까요.
오늘 하루, 그저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그 시간이 ‘나답게 살아가는 법’을 말해줄지도 몰라요.
그리고 잊지 말아요. 내가 누구인지 궁금해하는 그 마음 자체가 이미 ‘나다움’을 향한 길 위에 있는 거예요.
조금 느려도, 아직 모르겠어도 괜찮아요. 그 모르는 시간을 걷고 있는 당신이 참 다정하고 용감한 사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