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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진실과 정체성의 경계에서

by 솜사탕써니 2025.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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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정체성의 경계, 합리화, 왜곡 관련 이미지

나는 얼마나 자주 나를 속이며 살아가는가

 

 “나는 왜 나를 설득하며 살아가는가”  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스스로를 설득합니다.

 불편한 진실 앞에서 생각을 바꾸고, 나를 보호하기 위해 잘못된 선택도 옳다고 믿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진짜 나를 점점 잃어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 글은 ‘합리화’, ‘정체성 왜곡’, ‘진실과 신념의 경계’를 통해 내가 나를 설득하며 살아가는 이유를 철학적으로 살펴봅니다.

합리화 – 불편한 진실보다 편안한 설명을 택할 때

 우리는 선택의 순간마다 스스로에게 ‘설명’을 만들어냅니다.

 그 설명이 때론 진실보다 중요해지는 이유는 불편한 현실을 직면하기보다는 자기 마음을 덜 아프게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합리화는 처음엔 작은 방어로 시작됩니다.  “어쩔 수 없었어.”,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지.”

 이런 말들은 한 인간의 약함이자 동시에 마음을 지키기 위한 보호막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보호막이 두터워질수록 우리는 점점 현실과 멀어지고, 내가 무엇을 회피하고 있는지도 모르게 됩니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자유는 선택의 책임을 직면하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합리화는 그 책임에서 우리를 일시적으로 구해줍니다. 그러나 동시에, 자아의 성장을 멈추게 만들기도 합니다.

 불편한 진실 앞에서 한 번쯤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나는 지금 상황을 이해하려는 걸까, 아니면 그냥 괜찮다고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걸까?”

 이 질문은 합리화를 자각으로 전환시키는 작은 불빛이 됩니다.

정체성 왜곡 – 나는 누구였고, 누구라고 믿고 있는가

 우리는 스스로를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나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다.”, “나는 상처 주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 정체성과 어긋나는 행동을 하게 되면 혼란이 시작됩니다.

 이때 인간은 두 가지 선택을 합니다.

 정체성을 다시 점검하거나, 혹은 행동을 끼워 맞춰 정체성 자체를 왜곡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도 “나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어.”, “사실 그 사람이 먼저 잘못했지.”

 이런 생각을 반복하다 보면 정체성은 점점 현실에 맞춰 조용히 방향을 바꿔버립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가 누구인지 점점 헷갈리게 됩니다.

 처음엔 '내가 누구인가'를 고민했지만, 어느새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더 중요해집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정체성의 분열’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철학에서는 ‘자아의 흐림’이라 표현합니다.

 내가 믿고 싶은 나와, 실제의 나 사이에 틈이 생기는 순간, 그 틈은 점점 커져 나를 흔들리게 만듭니다.

 우리는 외면으로 보이는 역할과 내면의 감정 사이에서 늘 줄타기를 합니다.

 진정한 정체성이란, 이 둘 사이의 간극을 얼마나 솔직하게 바라보느냐에서 시작됩니다.

진실과 신념의 경계 – 옳음과 맞음을 분리할 수 있는가

 우리는 종종 ‘옳은 일’과 ‘내가 맞다고 믿는 것’을 혼동합니다.

 특히 사회 속에서 형성된 가치, 집단의 의견, 오랜 믿음은 진실을 보는 눈을 가리는 안개가 되기도 합니다.

 철학자 칸트“진실은 감정이 아니라 이성의 산물이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신념은 종종 감정의 소산입니다.

 좋아하는 사람의 말은 옳게 들리고, 믿고 싶은 정보는 더 쉽게 받아들여지지요.

 진실은 감정의 편이 아닙니다. 오히려 감정을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에 우리는 그 진실을 거부하고 싶어 집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를 비판해야 할 상황인데 그 사람이 평소에 좋았던 기억이 많다면 우리는 비판보다 정당화를 택합니다.  신념과 관계가 뒤섞일 때, 진실은 뒷전이 되기 쉽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진실을 말할 용기’가 아니라 ‘진실을 감정 없이 바라보는 태도’입니다.

 우리가 신념이라고 믿는 것들이 진짜인지, 단지 오랜 시간 반복되어 익숙해진 것인지 조용히 돌아보는 연습.

 그 연습이 우리를 진실의 방향으로 이끌어줍니다.

자기를 지킨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정직해지는 일이다

 삶은 완벽한 일관성으로 구성되지 않습니다. 누구나 모순 속에서 흔들리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흔들림을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갈 때, 우리는 점점 나로부터 멀어지게 됩니다.

 자기를 지킨다는 건 언제나 옳은 선택만 하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때론 틀리고, 흔들리고, 회피했지만 그 순간조차 '정직하게 바라보려는 태도'를 잃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가 나를 설득하며 살아가는 그 이유는 결국 나를 지키기 위함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그리고 진짜 나를 지키는 방법은 나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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