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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4편)

by 솜사탕써니(somsatangsunny) 2025.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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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 용기 관련 이미지

덕질, 취미, 사소한 열정에 대한 철학적 존중
  • 취향은 존재의 흔적

 이 글은 5편으로 구성된 《즐거운 철학 – 유쾌하게 생각하는 연습》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무언가를 ‘좋아’합니다. 그것이 음악이든, 드라마든, 특정 캐릭터든, 혹은 아주 사소한 습관이나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좋아함을 마음껏 표현하기 어려운 사회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 좋아함이야말로 삶을 지속하게 해주는 진짜 에너지이며, 철학은 이 작은 열정을 가장 인간적인 감정 중 하나로 바라봅니다.

우리는 왜 좋아하는 것을 숨기고 살까

 누군가가 말합니다. “그걸 왜 좋아해?” 그 말 한마디에 우리는 움찔하며 조용히 그 열정을 덮어버리죠.

 우리는 사회적 기준과 시선 속에서 ‘좋아함’이 설명 가능하고, 타당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습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그 좋아함이 내 삶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느냐입니다.

 미셸 몽테뉴는 말했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 앞에서 가장 솔직해진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건, 그 순간만큼은 타인의 시선을 내려놓고 ‘나’로 존재하는 경험입니다.

 좋아하는 것을 말하면 ‘이상하다’, ‘오글거린다’는 반응이 돌아올까 봐 망설이게 됩니다.
 사회는 정해진 기준 안에 감정을 넣으려 하지만, 좋아함은 원래 정형화되지 않은 감정입니다.
 그걸 말하는 순간, 우리는 세상 속의 ‘나’가 아닌, 나다운 ‘나’가 됩니다.

사소한 취향이 나를 만든다

 어릴 적 좋아하던 만화, 즐겨 듣던 노래, 고등학교 때 책상에 붙여두던 문구. 그 모든 사소한 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습니다.

 취향은 선택이 아니라, 내 안에서 솟아나는 흐름입니다. 좋아하는 건 판단의 결과가 아니라, 정체성의 발현입니다.

 쇼펜하우어는 썼습니다. “예술이란 좋아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태도다.”

 좋아함은 예술처럼, 설명할 수 없지만 확실한 ‘나’의 증거입니다. 그리고 그 취향은,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살아 있게 하기 위한 내면의 감각이죠.

 어쩌면 우리는 평생을 사소한 것들로 채워가는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누구는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할 그 작은 좋아함이, 내 마음에 오랜 흔적을 남깁니다.
 취향은 내가 나를 알아보는 가장 조용한 방식입니다.

덕질이 철학이 되는 순간

 ‘덕질’은 흔히 가볍게 소비되는 열정처럼 여겨집니다. 하지만 철학의 시선에서 보면, 덕질은 매우 순수한 사유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시몬 베유는 말했습니다. “사랑은 가장 높은 집중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좋아하고, 무언가를 파고들 때 우리는 ‘집중’과 ‘몰입’이라는 가장 순수한 인간적 상태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것은 세상이 멀어지고, ‘나’만이 남는 순간입니다. 그 감정은 일상에 감춰진 철학적 시선을 깨우는 통로가 됩니다.

 덕질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감정에 집중하는 기술’입니다.
 그건 삶의 속도를 늦추고, 어떤 대상에 몰입하면서 나를 정리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겐 쓸모없어 보이는 그 열정이, 나에겐 치유이자 철학입니다.

좋아함은 타인을 위한 게 아니라 나를 위한 것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 어색해지는 사회입니다. 우리는 좋아함을 자꾸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 속에 둡니다.

 하지만 좋아함은 타인을 위한 게 아닙니다. 그건 나의 감각, 나의 생존, 나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가장 사적인 선언입니다.

 아도르노는 문화산업을 비판하면서도 말했습니다. “진짜 예술은,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좋아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시장성과 기능성의 논리를 넘어서, 나를 붙들어 주는 개인적인 사유의 공간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걸 말하는 순간, 누군가는 공감하고, 또 누군가는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건, 이미 내 존재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좋아함’은 철학이다

 좋아한다는 감정은 단순한 기호나 유행이 아닙니다. 그건 내가 이 세계에서 살아 있다는 확실한 감각입니다.

 누가 뭐라 해도, 당신이 좋아하는 것에는 당신만의 철학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건 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진심이고, 하루를 견디게 해주는 고요한 에너지입니다.

 좋아하는 걸 말할 수 있는 용기, 그건 곧 자신을 아끼고 살아가는 방법이면서도 살아 있음의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 감정 하나로 우리는 무기력한 하루도 견뎌내고, 혼자서도 의미를 만들어냅니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감정이기에, 그 자체로 이미 철학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혼자 놀기의 미학 – 나와 노는 법’을 주제로 외로움과 고독 사이에서 혼자 있는 시간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즐거운 철학》은 행복, 심심함, 유쾌함, 취향, 혼자 놀기라는 다섯 가지 감정과 경험을 통해 삶을 유쾌하게 사유하는 법을 풀어낸 5편의 철학 에세이입니다.
마음이 복잡한 날, 삶이 너무 진지하게 느껴지는 순간에, 한 편씩 가볍게, 그러나 깊게 읽어보시길 권해요.  -솜사탕써니

행복이란 무엇일까, 철학자의 미소 (1편)

생각은 심심할 때 찾아온다 (2편)

괜히 웃긴 날, 의미 없는 기쁨의 철학 (3편)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4편)

혼자 놀기의 미학 – 나와 노는 법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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